페드라 (Phaedra, 1962) 미국, 프랑스, 그리스
Directed by Jules Dassin
Melina Mercouri .... Phaedra
Anthony Perkins .... Alexis
Raf Vallone .... Thanos
Elizabeth Ercy .... Ercy
Olympia Papadouka .... Anna
Original Music by Mikis Theodorakis
Non-Original Music by Johann Sebastian Bach
그리스의 여배우 멜리나 메르쿠리(1920.10.18~1994.3.6) 주연 영화 페드라를 간단히 소개해본다
옛 영화 팬이라면 바흐의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배우 앤서니 퍼킨스가 ‘페드라!’를 외치며
스포츠카를 몰고 절벽 아래로 돌진하던 영화 ‘죽어도 좋아’의 마지막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그리스 신화를 재해석해 새어머니와 젊은 아들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그린 이 영화에서
순정한 청년의 마음을 앗아간 새어머니 페드라는 그리스 여신처럼 비장미가 넘치는 여배우
멜리나 메르쿠리였다.
당대를 대표하는 여배우였을 뿐 아니라 정치가로도 유명한 메르쿠리는 1920년 10월 18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태어났다.
1955년 영화 ‘스텔라’를 통해 데뷔한 뒤 남편인 줄스 다신 감독이 만든 ‘일요일은 참으세요’
‘죽어도 좋아’ 등의 영화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주목받기를 즐겼던 메르쿠리에게는 배우뿐 아니라 정치인의 피도 끓었다.
할아버지는 아테네 시장이었고 아버지도 정치인이었던 가계답게 메르쿠리 역시 정치활동을 하다
1967년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군사정권에게 국적과 재산을 몰수당하고 추방되고 만다.
국적을 빼앗겼을 때 그가 한 말은 유명하다.
“나는 그리스인으로 태어났고 그리스인으로 죽을 것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망명생활을 하면서도 그리스 민간정부 수립 운동을 벌였던 메르쿠리는
1974년 군사정권이 무너지자 고국에 돌아와 1977년 고향인 아테네의 빈민지역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한다.
메르쿠리의 제2의 전성기는 1981년 들어선 사회주의 정권에서 문화장관에 임명되면서 만개했다.
미국의 문화제국주의에 대항해 ‘유럽의 문화수도’ 아이디어를 내 1986년 아테네가 유럽연합(EU)에
의해 첫 번째 유럽 문화수도로 지정되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
대영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그리스 유물 ‘엘진 마블’의 반환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쳐 국제적 관심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담배를 즐겨 피우던 메르쿠리는 1994년 미국에서 폐암 치료를 받다 숨졌다.
누구보다 강인해 보인 그였지만 투병생활을 할 때조차 두려워한 일은 사랑받지 못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아테네에서 열린 그의 장례식엔 수백만 시민이 참여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사랑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그의 두려움은 괜한 걱정이었던 것이다.
[줄거리]
그리스 해운업계의 새로운 실력자로 급부상한 타노스(라프 밸론)는 앞날이 기대되는 사업가이다.
그래서 그리스 선박왕은 자신의 딸 페드라(멜리나 메르쿠리)를 그에게 시집보내기로 결정한다.
페드라는 지성와 미모를 겸비했고 독특한 매력이 있는 여인이다.
그런데 타노스가 이혼남이지만 페드라는 아버지의 정략에 따라 결혼한다.
문제는 남편이 사업에 바빠 가정 일을 돌보지 못한다는 것.
그런 타노스에겐 전처 소생인 아들 알렉시스(안소니 퍼킨스)가 있다.
그는 우울한 인상의 마른 몸매를 지닌 24살의 젊은이인데, 페드라와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이윽고 두 사람은 런던에서 만나게 되자, 자신의 영혼이 흔들릴 정도로 열병같은 사랑에 빠진다.
알렉시스 또한 매혹적인 계모에게 정신없이 빠져든다.
벽난로의 은은한 불빛은 창문에 흘러내리는 빗물에 흐릿하게 보이고, 그 속에서 이 뜨거운 남녀는
정사를 나눈다. 금기시되는 근친상간이지만, 사랑의 열정에 빠져든 이들은 차츰 초조해한다.
특히 페드라는 그리스에서 알렉시스를 기다리는데, 그는 자신의 아버지 때문인지 그녀를 외면한다.
그리고 알렉시스가 아버지 타노스의 강압으로 다른 여인과 결혼이 결정된다.
질투와 절망이 지나쳐 이성을 잃은 페드라는 자신이 저지른 근친상간을 남편에게 모두 고백한다.
타노스는 아들을 추방하는데, 알렉시스는 스포츠카를 타고 바다를 낀 도로를 달리다가 추락하는
자살을 선택한다. 또한 페드라 역시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죽음을 선택한다.
이 매력적인 흑백 영화는 1967년 국내 개봉될 때(당시 개봉제목 <죽어도 좋아>) 근친상간 부분이
문제가 되어 삭제된 바 있었다.
따라서 왜 안소니 퍼킨스가 자살하는지, 그 이유가 설명되지 않았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국내에선 영화 자체보다도 강렬한 영화음악 쪽이 한결 주목받았었다.
절망해서 자살을 실천에 옮기는 안소니 퍼킨스가 읊는 대사, "파도야 반갑다, 보자마자 이별이구나.
라라라라라 라라라~~" 하고 이어지며 마지막에 "페드라, 페드라~~" 라고 외치는 대목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또한 곧이어 파도치는 바다로 추락하는 차와 함께 바로크의 거장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가 이어지며
감동의 깊이를 더했다. 그러던 것이 1996년 무삭제로 국내 상영(극장:코아 아트홀)했던 바 있다.
줄 닷신 감독은 사회비판적인 갱스터를 잘 만든 할리우드의 장인 감독으로
1950년대 미국 매카시즘을 피해 유럽으로 도망쳤었다.
그리고 그리스에서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만든 것이 이 영화이다.
유리피데스의 희곡을 바탕으로 그리스 테세우스왕, 계모 파이드라 그리고 아들 힙폴리투스 사이의
관계를 현대화한 것. 그래서 매우 격정적이며 고전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수작 필름이다.
특히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관한 한, 이미 <사이코> 등에서 이미지를 굳힌 안소니 퍼킨스가
선병질적인 젊은이로 나와 파멸에 이르는 연기를 멋지게 소화한다.
물론 페드라를 열연했던 여배우 멜리나 메르쿠리는 이국적인 외모와 매혹적인 발성이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그리스 문화부 장관을 지내는 등 여장부로도 유명하다.
[신화]
옛날 옛날 아테네에 테세우스라는 용맹하고 고독한 왕이 살았다.
그는 일찍이 비로 맞이했던 아마존 여왕 히폴리테가 아들을 하나 남긴 채 죽자 크레타왕의 딸
페드라와 결혼한다.
페드라는 젊은 날의 왕에게 버림받은 아리아드네의 자매였다. 아테네에 당도한 페드라 공주는
전처 소생의 아들 히폴리투스와 상면한다.
그는 아버지의 덕목을 상속한 아름다운 젊은이였다.
신화는 구애를 거절당한 페드라가 포세이돈 신에게 복수를 기원해 바다 괴물이 히폴리투스의
이륜차를 산산조각 내는 것으로 끝난다.
한편 라신의 운문비극 <페드르>에서는 왕의 저주가 아들을 죽이고 페드라도 자살한다.(옮긴글)
Love Theme From Phaedra
Love Theme From Phaedra - Melina Mercouri
Agapi Mou / Goodbye John Sebastian - Melina Mercouri
Agapi Mou - Mikis Theodora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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