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사랑한 요정의 넋 달맞이꽃
꽃말: 기다림
옛날 그리스의 한 호숫가에 요정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요정들은 저마다 하늘의 별들을 사랑했습니다.
그들은 밤이면 호숫가에 모여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바라보며
"저 쌍둥이 별자리는 원래 제우스의 아들인 카스포르와 폴룩스가 별이 된 것인데......"
라며 밤이 깊어 가는 줄도 모르고 별자리에 얽힌 전설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먼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그렇게 쳐다보기만 하는 것이 안타까워 못 견딜 정도로 별들을 사랑했습니다.
그런데 그들 가운데서 다른 요정들과는 달리 달을 사랑하는 요정이 있었습니다.
별을 사랑하는 요정들이 별자리의 전설을 이야기하면서 한숨을 쉬고, 은하수를 보면서 노래를 할 때면,
그는 홀로 달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늘 외톨이였습니다. 별을 사랑하는 요정들이 미웠고 별도 싫었습니다.
어느 날 밤 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혼잣말을 하고 말았어요. "별들이 다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어.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달님만이 밤 하늘을 독차지할 텐 데......"
별을 사랑하는 요정들은 이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아니, 너 그게 무슨 소리니?" “너 그게 참말이야?" "어서 그 말 취소하고 잘못했다고 사과해."
그러나 달을 사랑하는 요정은 들은 척도 안 했어요.
"흥! 별들이 다 뭐야?"
별을 사랑하는 요정들은 제우스에게 달려가서는 달을 사랑하는 요정의 행동을 낱낱이 고자질했습니다.
"무엇이라고? 그게 정말이냐?" 제우스는 불처럼 화를 냈습니다.
그리고는 달을 사랑하는 요정을 달도 별도 없는 곳으로 추방해 버렸습니다.
쫓겨나는 것은 견딜 수 있었으나 달이 곁에 없다는 것은 참을 수가 없었는지
요정은 날마다 눈물을 흘리면서 달을 그리워하고 기다렸습니다.
달의 신은 자기를 사랑하던 요정이 달도 별도 없는 곳으로 추방되었다는 말을 듣고, 그 요정을 찾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제우스 몰래 하였죠. "그런다고 내가 모를 줄 알고?"
제우스는 달의 신이 가는 곳마다 미리 구름과 비를 보내 달이 요정을 찾을 수 없게 하였습니다.
한편, 달을 사랑하는 요정은 어느 호숫가에서 애타게 달을 기다리다 지쳐서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달의 신이 요정을 찾았을 때는 싸늘한 시체로 변한 뒤였어요.
달의 신은 요정을 붙들고 슬피 울었습니다. 그리고는 양지 바른 언덕에 잘 묻어 주었습니다.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던 제우스는 "내가 좀 지나쳤나?"라며 후회를 하였고 달을 사랑하다
죽은 요정의 넋을 꽃으로 변하게 하였습니다.
이 꽃은 다른 꽃들과는 달리 세상이 어둠 속에 잠기면 홀로 피었다가 아침이 되면 시들었습니다.
그리운 달을 기다리며…. 바로 이 꽃이 '달맞이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