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영상시

그 곳에서 - 황 라현

뛰노라면 2011. 1. 6. 13:34

 


그 곳에서
    황 라현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마음을 닦는 그곳에는
내 발목을 붙드는 것이 있었지요
소름 돋게 하는 기계음에 당나귀 귀가 되고
와불의 거친 질감을 혼으로 다듬고 있는 석공을 보니
민둥 가슴만 되어 있는 난
마음 한 귀퉁이도 보시하지 못함에
면구스러울 뿐
곁에 있는 사람 손 잡아주는 일에 소홀해서
변변한 마음 하나 보시하지 못해 주어
풋 열매 떨어지듯 내 사랑 떨어져 나갔다는 것을
절망이 등짝 후려 쳐 고통의 쓴물까지
다 토해내고서야 줄지어 따라다니는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되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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